연준 5월 50bp에 QT까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현재 지나치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면 가파르게 긴축해야 한다며 FOMC가 올해 하반기에 정책금리를 3%-3.25%까지 가져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5월 50bp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단행하는 방안을 지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직면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적정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올리려면 거침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미주리대 연설 직후 기자들에게 말했다. 앞서 연설에서 “관대한 가정”을 토대로 할 때 금리를 약 3.5%까지 올려야 한다며 “현재 정책금리는 300bp 정도 너무 낮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연준위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었다면 50bp 인상에 찬성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불러드는 1분기 부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파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2.8%로 견조한 속도가 예상된다며, 실업률은 3%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시장이 이미 연준의 긴축을 상당부분 가격에 반영해, 미국채 2년물 금리가 2.45% 정도에서 거래되며 필요할 수도 있는 수준보다 약 100bp 아래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일드커브의 일부 구간 역전에 대해선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심각하게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와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리자고 주장했다.
美 인플레 피크?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프라이빗 자산관리 공동 책임자인 Meena Lakdawala-Flynn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현재 피크라며, 올해 전체로는 4%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주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으로 보고, 고객들에게 가격결정력을 가진 이익마진률이 높은 기업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40년래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이션을 식히는 일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4월 2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16만6000명으로 시장예상치 20만 명을 크게 하회하며 3월 중순 기록했던 54년래 최저치에 달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지표를 감안할 때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두려움은 과장되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8.4%로 예상된다.
상품 40% 더 오른다
JP모간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원자재 비중을 늘릴 경우 상품 가격이 최대 40%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ikolaos Panigirtzoglou 등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투자자들의 원자재 상품 배분이 역사적 평균치보다 높아 보이지만 아직 상당한 비중확대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원유에서 밀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품 가격이 급등했다. 브렌트유의 경우 올해 들어 30% 넘게 급등했다. 그 결과 이미 높아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이 가해졌고, 연준은 결국 공격적 금리 인상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과 채권, 상품 비중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JP모간은 “인플레이션 헤지 필요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장기적인 원자재 상품 투자 비중이 글로벌 전체 금융 자산의 1%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상품 가격이 지금보다 추가 30%-40% 더 오를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4월 7일자 투자자노트에서 글로벌 구리 쇼크가 진행중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제재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각종 제재조치로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이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는 징후가 상당하다. 러시아 극동 Sokol 원유는 다음달치 판매 계약이 체결되었고 몇몇 중국계 기업은 3월 위안화로 러시아산 석탄을 구입했다. 2월말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량은 오히려 늘었다. 이중 어떤 거래도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러시아의 올해 에너지 수출액이 전년비 3분의 1 이상 증가한 약 3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는 이미 달러 대비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 의회는 현지시간 목요일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의 정상적 무역 지위를 박탈하고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석탄 금지에 합의했다. 유엔총회는 현지시간 목요일 긴급 특별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러시아를 상대로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ECB 의사록
현지시간 목요일 공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3월 9일-10일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 정책 위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악화되는 인플레이션 전망을 지적하며 자산매입 종료일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3분기 금리 인상을 향한 길을 열자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들은 예외적으로 높은 불확실성 속에 좀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 매파가 3분기 금리 인상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쟁 여파로 인해 통화정책 긴축은 12월 전까지 어려워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