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출구전략, 채권 새드엔딩?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대표적 매파인 불러드 연은총재가 공격적 금리 인상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2bp 가까이 급등해 1.61%를 재차 돌파했다. 10년물과의 격차가 38bp까지 좁혀져 2020년 4월래 최저를 경신했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5월까지 75bp 인상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2023년 중반이면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간의 Marko Kolanovic는 글로벌 시장이 올해 통화정책 긴축을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으나 연준 정책 실수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속에 결국 S&P 500 지수가 3거래일 연속 후퇴했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싸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대화의 제스처를 보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모습이다. 미국 규제당국이 월가의 블록 트레이딩 조사에 나섰다고 다우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지시간 14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피하라며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의 출구전략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가 7월 1일까지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있어서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경계선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불러드는 “완화의 철수를 과거보다 더 앞당겨야 한다”며, “중요한 점은 인플레이션이 6개월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라고 CNBC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데이터에 대응해야 한다며, 질서정연하게 시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미국채 2년물 금리에 반영된 시장 기대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연준이 체계적인 접근 방식으로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며, 다만 과잉대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밝혔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그는 인플레이션 7.5%와 타이트한 노동시장, 제로 기준금리가 올바른 조합은 아니라며,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빨리 또 많이 해야할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항상 낫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적긴축 역시 단기 금리만큼이나 그 파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SiriusXM Business Radio에서 통화정책을 꾸준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것이 시의적절하다며, 정상화의 속도와 시기는 인플레이션 전개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 새드엔딩?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채권시장 변동성이 최근 높아지긴 했지만 2018년이나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덕분에 금융여건이 올해 인플레이션과 정책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유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채권시장이 훨씬 예민해져 금융 여건과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거나 성장 우려가 되살아날 경우 금융여건 긴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Oksana Aronov는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의 “해피엔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 게임의 법칙은 신중함과 방어”라고 지적했다. “다소 엉망인 상태다. 우리는 연준의 지난 정책 실수와 다음 정책 실수 우려 사이에 서 있다”면서,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산군 전반에 타격을 가함에 따라 유동성이 특히 중요해졌다고 주장했다.

ECB의 한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에서 부양책을 서둘러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정책의 어떤 조정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 2%로, 이를 위해 적시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로존 역사상 가장 빠른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라가르드는 지난달 ECB 회의 이후 매파적 태도로 돌아서며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CB는 이미 팬데믹 시대 부양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라가르드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솔직해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통화정책은 가스 파이프라인을 채우거나 항구에 적재된 화물을 처리하거나 대형트럭 운전사를 키워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머니마켓은 9월과 12월에 각각 25bp 인상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유가 불안

브렌트유에 이어 미국 원유 가격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2014년래 처음으로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다. 지난주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전쟁과 평화를 가를 결정적인 한 주를 맞이하는 듯 보인다. 러시아는 침공 계획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고 서방세계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러시아의 확실한 항복을 받아내려 강력한 보복조치를 경고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ICAP의 Scott Shelton는 낮은 재고와 향후 불확실성 속에 원유시장이 우려에 휩싸여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의 프리미엄이 하락 베팅 풋옵션 대비 2019년래 가장 높은 것으로 블룸버그 자료에 나타났다.

크레딧 시장 ‘가능하면 팔자’

회사채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에 휩싸여 “가능하면 다 팔자”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BofA가 진단했다. BofA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등급 크레딧물에 대한 순 비중확대 포지션은 2019년 2월래 최저치인 16%로 줄었다. BofA는 “투자자들이 아직도 중앙은행 정책 실수를 두려워한다”며, 3개월째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회사채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강등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