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100bp, RBNZ 75bp 긴급 인하

(블룸버그) — 이달초 50bp 긴급 인하를 단행했던 연준이 이번주 중반 예정되어 있던 정례 FOMC 대신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00bp 전격 인하했다. 대규모 채권 매입도 함께 발표해 미국 경제를 코로나19 위협으로부터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여전히 정책 조정 여력이 풍부하다면서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역시 오늘 새벽 긴급 조치로 기준금리를 1%에서 0.25%로 과감히 내리고 최소 12개월동안 해당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혀 한국은행이 오늘이라도 임시 금통위를 열지 주목된다. BMO는 시장이 열리면 미국채 단기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공중보건 위기와 경기침체, 금융시장 붕괴라는 3단 충격에 맞서 과감한 위기 관리 플랜을 가동했다고 평가했다. 연준 발표 후 달러-엔 환율이 1% 넘게 빠지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그동안 미온적 자세를 취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적극 대응 모드로 전환하자 뉴욕증시는 금요일 급등했다. S&P 500 지수는 2008년 10월래 최대폭인 9% 이상 올라 전일 기록했던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폭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캐나다가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독일이 지출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는 등 G-7이 글로벌 정책 공조를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2711포인트인 S&P 500 지수가 향후 3개월 안에 거의 10% 하락하고, 경제 충격 심화시 2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늘 나올 중국 경제지표는 산업생산과 투자, 소매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광범위한 수축이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제로금리로 빅컷

연준이 지난주 수조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약속한데 이어 현지시간 18일 예정된 FOMC 회의를 기다리지 못하고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0%-0.25%로 100bp 긴급 인하했다. 또 바이러스 충격을 견뎌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채와 MBS를 합쳐 채권 보유액을 최소 7000억 달러 확대하고 신용 경색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재할인창구 대출을 최장 90일 제공하고 지준율도 0%로 내렸다. 또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달러 스왑 라인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파월 연준의장을 끌어내릴 계획은 없지만 그를 해고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 대응을 압박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준의 깜짝 금리인하를 반기며 월가가 행복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후반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TD증권은 연준 액션에 따라 일드커브 스티프닝을 예고했다.

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금요일 코로나19 발발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스태포드법을 발동해 각 지방에 연방정부의 지원을 신속 제공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모든 주에 긴급 운영 센터 개설을 촉구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 상환을 유보해주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략비축유 용도로 대규모의 원유 구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제유가(WTI)가 한때 7% 가량 급등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향후 8주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부 장관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해 병원과 의료진이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미하원은 코로나19 무료 진단과 유급병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구제법안을 토요일 승인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최근 통과된 코로나19 관련 법안들이 9이닝 경기 중 이제 2이닝에 불과하다며 의회와 협력해 경제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확진자 접촉 논란 속에 트럼프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

캐나다도 긴급 인하

연준과 영란은행에 이어 캐나다 중앙은행(BOC)마저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의 이중고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금요일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폴로즈 BOC 총재는 기준금리를 0.75%로 50bp 내리고 필요시 다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BOC는 성명서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캐나다 가계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지난 3월 4일 정례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유가가 급락해 경제에, 특히 에너지 산업이 집중된 지역에 크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BOC의 긴급 금리 인하 조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한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모르노 재무장관은 중소기업 자금 조달 시장 지원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조만간 공격적인 재정 부양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독일 ‘필요한 만큼 돈 쓰겠다’

독일이 결국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만큼 지출하기로 결정했다. EU집행위는 유로존 국가들의 적극적 재정부양책을 지지할 방침이다. 스위스는 100억 스위스프랑(105억 달러)의 기업 지원책을 약속했다. 독일 국영은행 KfW는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게 최대 5500억 유로를 대출해준다. 독일 재무장관은 부채를 더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면적인 재정부양책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유럽 경제가 올해 -1%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도 완전한 회복이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장은 심각한 경기하강시 유로존이 재정부양에 나설 수 있도록 EU 예산규정에서 긴급조항을 발동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코로나19 대응 지출은 EU회원국 재정적자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ECB는 이탈리아 등의 채권을 더 매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라가르드 ECB 총재가 채권금리 통제는 ECB의 책무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탈리아 채권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난이 일자 Visco 정책위원은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PBOC, 지준율 인하

중국인민은행(PBOC)이 3월 16일부터 지준율을 0.5%p-1%p 인하해 은행권에 5500억 위안(790억 달러)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PBOC는 금요일 성명서에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적절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실물경제의 회복과 발전이 보다 중요해졌지만 과도한 유동성은 피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중국은 3월 13일 마감 주에 생산 정상화가 80%-85% 가량 이루어져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China Economic Recovery Index(CERI)는 생산재개가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아직까지 글로벌 중앙은행들에 비해 덜 공세적인 모습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PBOC가 연준처럼 공격적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현 단계에서 정상적인 생산 재개 지원에 있어서 재정과 행정적 조치가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