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소송전, 무너진 달러

(블룸버그) — 현지시간 화요일 치뤄진 미국 선거가 쉽게 결론나지 않으면서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판세가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자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는 주요 격전지에서 소송전을 시작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에서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네바다 주에서 불법 투표를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트럼프는 최근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 맞서겠다고 말해 대대적인 불복 소송을 예고했다. 바이든측은 트럼프의 법적 조치가 쓸모없이 결과를 지연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승리를 확신했다. 최종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바이든은 선거인단 264석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석에 바짝 다가섰고 트럼프는 214석에 머물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아직 수십만 표가 남아 있고 금요일이면 개표가 대부분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애리조나는 바이든 판세가 굳어졌다고 AP가 추정했으나 CNN 등은 다르게 보고 있어 결과가 뒤집어질지도 관건이다.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이기고 네바다에선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서 우위에 있지만 바이든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다.

연준은 간밤 예상대로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스럽다며 재정 부양책을 촉구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 기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연준이 금융 여건의 긴축 가능성을 주의깊게 지켜보며 필요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장기물 금리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만기가 긴 미국채의 매입 비중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미국 선거 결과 민주당이 내세운 증세와 규제 강화 공약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속에 기술주와 헬스케어 업종을 중심으로 랠리를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1% 이상 올라 4월래 최고의 주간성적을 향하고 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이번 주에만 9.3% 급등했다.

달러(BBDXY)는 FOMC 이후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면서 한때 1% 넘게 무너져 2018년 5월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골드만과 JP모간은 이번 선거에서 ‘블루웨이브’ 대신 분점정부 탄생이 유력해 보이자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기댄 미국채 리플레이션 베팅을 거둬들였다. 반면 Evercore ISI는 현지시간 목요일 오전 기준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 구도로 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정책 동결

미국 대통령과 의회 선거가 아직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 동결하고 자산매입도 그대로 유지했다. 12월 다음 회의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은 없었다. “경제 활동과 고용이 회복을 지속했으나 아직 연초 수준에 훨씬 못미친다”고 FOMC 성명서는 평가했다. 7월 이후 대체로 비슷한 경기 진단으로 경제와 일자리가 “최근 몇달 동안 나아졌다”는 이전 문구를 살짝 바꾼 정도다. 파월 연준의장은 FOMC 결정 발표 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한”상태이며 코로나19 감염률 증가가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FOMC는 “계속되는 공중보건 위기가 경제 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중기적으로 경제 전망에 상당한 리스크를 더한다”고 지난 9월과 마찬가지로 지적했다. Cornerstone Macro의 Roberto Perli는 “추가 재정 지원이 규모나 가능성 면에서 줄어들면서 연준이 경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보다 열심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 강세 베팅

유로가 수개월래 최고의 랠리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옵션 트레이더들은 유로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면서 재정 부양책과 세금 인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흘 동안 1.6% 가량 올라 1.18달러를 상회한 유로는 바이든이 미-중간 긴장 완화를 이끌 경우 추가 지지가 예상된다. 미즈호은행의 Neil Jones는 유로가 연말 1.2달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 어떤 특정한 정치적 결과도 유로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로-달러 리스크 리버설 옵션은 1주일에서 3개월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로 강세 쪽으로 돌아섰다. Axicorp의 Stephen Innes는 “달러가 상대적으로 무겁게 거래되고 있다”며, 바이든이 승리에 충분한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온다면 달러가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MUFG Bank의 Lee Hardman은 ‘블루웨이브’ 좌절로 재정 부양책 규모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연준이 추가 완화로 경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재봉쇄에 유럽 경제 먹구름

코로나19 규제가 재가동되면서 유럽 경제가 내년 부진한 회복을 보여 기업 도산과 장기 실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1%에서 4.2%로 낮추고, 올해 전망치는 -8.7%에서 -7.8%로 상향조정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코로나19 재유행이 유럽의 경제 반등을 방해했다”고 진단하면서 “현재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국가별로 경제 및 재정 지원 정책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자 결국 이동제한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고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을 돕기 위해 각종 지원을 쏟아붇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더 악화될 위험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EU 집행위는 팬데믹이 기업 파산 증가와 노동시장 충격으로 예상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업률의 경우 정부의 긴급 고용유지지원제도가 끝나고 나면 내년 9.4%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전례없는 재정 부양으로 인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100%를 넘어서고 2022년까지 그 위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통화·재정 쌍끌이 부양

영란은행(BOE)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시장 예상보다 많은 1500억 파운드 증액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봉쇄 조치로부터 영국 경제를 돕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다. 기준금리는 0.1%로 유지했다. 파운드는 1% 넘게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는 1000억 파운드 확대로, 기존 200억 파운드의 회사채 매입 방안까지 합치면 총 양적완화 규모는 8950억 파운드로 늘어나게 된다. 추가 채권 매입은 1월부터 시작되며 내년 말에 종료된다. BOE는 영국 경제가 4분기에 -2%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 기능이 악화될 경우 매입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일리 BOE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마이너스 금리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영국 경제가 2차 봉쇄로 다시 충격을 받으면서 BOE가 마이너스 금리나 양적완화 등을 통해 추가 부양에 나서야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영국 정부는 급여의 80%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제도를 3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바이트댄스 상장

중국 인터넷 대기업 바이트댄스가 일부 비즈니스를 홍콩에 상장하기 전에 앞서 20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Sequoia 등 투자자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1800억 달러로 높인 뒤 Douyin과 Toutiao를 포함해 일부 자산을 홍콩에서 상장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CB Insights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밸류에이션은 1400억 달러였다. 자금 조달 조건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바이트댄스 대변인은 코멘트를 거부했고 Sequoia 대변인은 코멘트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이트댄스는 자회사인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에서 금지 명령을 내린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다. 틱톡의 일부 지분을 오라클과 월마트 컨소시엄에 팔기로 합의하고 미국과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법정 소송이 진행되고 미국 대선 정국과 맞물리며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