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CB도 50bp 인상? 파월 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흔들림 없는 물가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채 3년물 금리가 한때 15bp 급등하는 등 단기물이 크게 움직이며 일드커브 플래트닝이 재개됐다. Invesco의 Jason Bloom는 연준이 다음 두차례 FOMC 회의에서도 50bp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미국 소매판매와 광공업 생산 호조에 힘입어 광범위하게 반등해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모두 2% 넘게 올랐다. 그러나 뉴욕시가 감염 위험 경계를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고 애플이 주 3일 사무실 근무제 실시를 당분간 연기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달러(BBDXY)는 파월의 매파적 발언에도 위험선호가 되살아난 영향에 0.7% 가량 하락했다. 도이치은행은 “달러가 너무 높다”며, 유로가 1.1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여건 악화로 연준의 긴축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는 반면 유럽 등 다른 지역은 아직도 상당한 긴축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홀딩 주가가 6.4% 급등하고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5.2% 상승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의 경고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그 누구도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의심하지 말라며,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중립수준 위로 올리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 이벤트에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설득력 있게 내려와야만 하며, 그때까지 우리는 계속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광범위하게 이해되는 중립적 수준을 지나쳐야 한다면 우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며, 일부 고통은 있겠지만 보다 긴축적인 정책을 버틸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대표적 비둘기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침체를 유발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다가 실업률이 오르면 갑자기 지금과 반대의 불균형으로 갈 수 있다며, “어떤 시스템이든 할 수 있다면 과도한 조정을 피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ECB도 50bp 인상?

Klaas Knot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 유로존 관료로서는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악화될 경우 50bp 금리 인상도 가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소폭의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총재로 ECB내 가장 매파적인 정책입안자 중 한 명인 Knot는 네덜란드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여러 동료들이 제안한 7월 25bp 인상을 지지하지만 필요시 더 큰 폭의 움직임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 유로-달러 환율은 한떄 1.2% 가까이 급등했고, 머니마켓은 12월까지 105bp 긴축을 가격에 반영했다.

“첫 금리 인상이 7월 21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단행될 것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된 상태다. 내가 보기에 이는 현실적이다. 현재의 지식을 토대로 할 때 나는 25bp 인상을 선호한다. 인플레이션이 보다 확산되거나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더 큰 폭의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몇달 안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어 통화정책 정상화가 “유일한 옵션”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현재 7.5%로 ECB 물가안정 목표를 거의 4배에 달한다.

미국 견조한 소비

미국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0.9%로 시장 예상치 1.0%에 거의 부합하고, 3월 수치는 0.5%에서 1.4%로 크게 상향 조정되었다. 날뛰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1% 늘었다. 4월 광공업생산 역시 1.1% 증가했다. 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의 이코노미스트 Andrew Grantham은 물가 압력이 가계 수입을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재량적 지출에 큰 타격을 주진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는 4월 지표에서 경기 둔화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신용카드나 저축한 돈으로 지출을 충당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추세를 무시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표는 미국인들이 물가가 수십년래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신용카드에 의존해 여전히 활발하게 상품을 구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팬데믹 감염 우려가 잦아들고 여름 활동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되면 소비 지출이 여행이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서비스로 집중될 수 있다. 또한 과열된 수요의 증거를 더해 연준이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50bp씩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데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물가 급등과 심리 악화, 실질임금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워낙 견조해 올해 GDP 성장에 있어서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러시아 디폴트 우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자와 관련 대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재조치의 예외조항을 5월 25일 종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디폴트 리스크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금융제재를 부과하면서 러시아가 채권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었다. 이를 연장할 경우 러시아의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자금으로 유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러시아를 확실히 압박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듯 하다. 한 소식통은 미 재무부가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고, 백악관과 재무부 대변인은 즉각적인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한편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이번주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패키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2차 세계대전후 미국이 서유럽 원조를 위해 실시했던 ‘마샬플랜’ 모델을 제시했다.

불확실성 키우는 중국

기록적인 자금 유출 이후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중국의 주요 채권 거래 플랫폼이 거래 정보 제공을 조용히 중단했다. 이는 20조 달러에 이르는 중국 채권 시장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가 5월 11일을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일 거래 현황을 더이상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당일에 상당 규모의 순유출이 나타났으며, 4월에도 대부분 일부 매도가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정보 공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FETS가 해당 수치의 제공을 왜 중단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일시적 중단인지, 금융허브인 상하이의 봉쇄 조치와 관련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CFETS 대변인은 코멘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력한 봉쇄 조치와 구체적인 정책 지원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거래 정보마저 공개되지 않을 경우 자금 유출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