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CB 50bp 인상? 美증시리스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다음주 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콜옵션과 풋옵션간 내재 변동성 스프레드로 측정되는 헤지 비용이 튀어올라 3월 은행 위기 당시 고점을 넘어서면서 트레이더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S&P 500 중 약 20%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7% 이상이 시장 우려보다 나은 성적을 내놓았지만 향후 어닝 전망은 계속해서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파산보호를 신청한 베드배스앤비욘드는 장중 한때 40% 넘게 폭락했다.

한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3%로 시장예상치 0.2%를 상회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0.8%에 그쳐 2년여래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에 한국은행의 긴축 행진이 이미 끝났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는 반면 연준은 다음주 적어도 한번 더 25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원화 약세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5% 가량 하락하며 아시아 주요 통화중 절하폭이 가장 큰 상황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증시 리스크

월가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을 고려할 때 최근 랠리를 펼친 미증시가 단기적으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S&P 500 지수는 이번 어닝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마지막 3주에 걸쳐 6% 이상 올랐다. 이는 이전 3번의 어닝시즌에 앞서 매도세를 겪었던 점과 대조를 이룬다. “이같은 다이내믹스가 주가에 단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기업 실적 전망이 보다 비관적인데다 특히 유동성이 덜 완화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시장 컨센서스와 달리 그는 올 3분기나 4분기 전에 바닥을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경기 주기가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는데 2023년 주당순이익(EPS) 전망 컨센서스는 여전히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S&P 500 지수의 3월 랠리는 당국이 지방은행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동성을 풀었던 영향이 크다며, 은행 경색의 확산을 막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결과 올해 정책이 유동성과 금리 모든 면에서 덜 완화적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역사적으로 선행 EPS 증가세가 지금처럼 마이너스 일 경우 연준은 금리를 올리는게 아니라 인하했다. 그러나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발이 묶여 있어 예외적인 상황으로, 이는 통화정책 완화주기가 시작될 때까지 주식에 단기적으로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낮은 변동성 경고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최근 시장의 소강상태를 주식 매수 시그널로 보는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조언했다. 시장 심리의 척도를 보여주는 Cboe 변동성 지수인 VIX가 금리 인상 및 금융 여건 긴축, 지정학적 긴장과 같은 거시적 리스크 수준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지적했다. 최근의 낮은 변동성은 옵션 매도가 장중 방향을 바꾸면서 시장 가격이 사실상 수일간 거의 바뀌지 않은데 따른 결과라며, “이같은 시장 다이내믹스가 거시적 펀더멘털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VIX가 높은 단기 금리 및 현재의 거시 지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다른 옵션 시장에 비해서 “동떨어진 듯 보인다”며, 이는 이례적 현상으로 지금처럼 낮은 VIX 수준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기업 실적 발표에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 주식 비중을 줄일 기회라고 조언했다.

美지역은행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1분기말 예금이 1045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41% 줄어들어 “전례없는” 유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 몰락에 따른 지역은행 위기설에 월가 대형은행 11곳이 힘을 합쳐 퍼스트 리퍼블릭에 300억 달러를 수혈했지만, 애널리스트 예상 평균치 1367억 달러엔 미치지 못했다. 다만 4월 들어 21일까지 예금은 1.7% 감소에 그쳐 고객들의 패닉이 상당히 진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장 마감후 내놓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대차대조표 구조조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2분기에 인력을 약 20%-25% 줄일 계획임을 알렸다. 또한 “자본 포지션을 강화함과 동시에 전략적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재무 가이던스를 모두 철회함에 따라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7% 가량 급락했다.

ECB 50bp 인상?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5월 4일 정책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보도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표 의존적이라는 점은 50bp가 테이블 위에서 치워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그 시점에서 이용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살펴볼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지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고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회복탄력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인상폭은 새로 들어올 지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다음주 또다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상폭을 분명하게 예고했던 이전 회의들과 달리 이번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와 은행 대출 자료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정책당국과 시장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사상최고치에 머물지, 또한 최근 미국과 스위스의 은행 위기에 따른 금융 스트레스가 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한편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정책위원인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는 그동안의 정책 긴축이 시차를 두고 향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ECB가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우리는 긴축 경로를 대부분 완료했다. 몇번 더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그 횟수와 지금부터는 그 규모 역시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 랠리 기대 시들

중국 CSI 300 지수가 이틀 사이에 3.2% 급락하며 올해 들어 2거래일 기준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 20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트레이더들이 지정학적 긴장과 부진한 경제를 포함해 내재된 리스크를 재평가하면서 중국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도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 리오프닝에 이어 이번 기업 어닝시즌이 추가 랠리를 선사할 것으로 희망했지만 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를 더욱 압박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역풍에 직면했다. 중국의 주요 주가지수는 4월 들어 글로벌 벤치마크에 비해 부진한 모습으로, 중국에서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Union Bancaire Privee의 Vey-Sern Ling은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모든 뉴스 헤드라인에서 안좋은 점만 보려고 하는 것 같다”며, 미국의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가 심리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언급되었으나 1월말 리오프닝 랠리가 끝난 이후 좀처럼 모멘텀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올해 들어 성장률이 반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전히 몇가지 위험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의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기술 산업 등 핵심 분야들에서 자립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중국 당국이 은행들에게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