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채한도 통과, 지역銀불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 하원이 현지시간 수요일 부채한도 법안을 217대 215표로 통과시켜 이를 발의한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부채한도 이슈는 협상가능한 게 아니라고 일축하고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 역시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요원해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언제쯤 미국 연방정부의 현금 보유고가 바닥날지에 쏠려있다. 한편 현지시간 27일 나올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2%로 견조한 성적이 예상되지만 만일 1%대로 나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경기침체 우려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애틀랜타연은의 GDPNow는 1.1%까지 내려왔다.

뉴욕증시에선 구글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호조에 기술주가 랠리를 펼쳤지만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위기설이 식지 않으면서 S&P 500 지수는 이틀째 하락했다. 메타플랫폼스는 장 마감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고 디지털 광고 분야의 회복을 시사한 영향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12% 넘게 올랐다. 한편 영국 반독점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경쟁 저해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승인을 거부한 영향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는 11% 넘게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부채한도 법안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소수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에 굴복해 하룻밤 사이에 자신의 부채한도 법안을 일부 변경했다. 중서부 지역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자 하원운영위원회는 결국 삭감하려 했던 투자 및 바이오 연료에 대한 몇 가지 세제 혜택을 복원하기로 했다. 지난주 미국 부채한도를 1.5조 달러 증액하고 연방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매카시는 전일만해도 기자들에게 이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했으나 몇시간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매카시는 이번 법안 통과가 전제 조건이 없는 “깨끗한”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해 협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의회가 합의해 주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 미국 연방정부는 디폴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원 공화당이 추진하는 부채한도법안에 대해 “미국 디폴트 법안”이라며 상원에서 저지할 생각임을 재차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조만간 세수 자료를 토대로 부채한도 도달 시점(X-date) 추정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역은행 불안…퍼스트 리퍼블릭 연일 폭락

미국 지역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1분기 어닝 쇼크로 투자자 불안이 되살아나면서 주가가 전일 50% 가까이 폭락한데 이어 현지시간 수요일에도 장중 40% 넘게 급락해 4.76달러로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미 금융 규제당국이 퍼스트 리퍼블릭에 대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평가 시스템인 카멜스(CAMELS)의 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그 결과 연준 긴급 유동성 지원 창구의 이용이 제약받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재정 강화를 위한 프라이빗 딜을 촉구해왔으나 수주째 별다른 성과가 나오질 않자 이같은 조치가 논의되는 모습이다.

앞서 CNBC 보도에 따르면 퍼스트 리퍼블릭 자문사들은 이미 한번 구제에 동참했던 월가 대형은행들에게 퍼스트 리퍼블릭으로부터 채권을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추가 지원을 제공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더라도 퍼스트 리퍼블릭이 실패할 경우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내야할 수수료보다 적다는 논리다. TD Cowen은 규제당국이 주가 때문에 액션을 취하진 않겠지만 주가 폭락은 퍼스트 리퍼블릭의 신규 자본 조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에 이미 300억 달러를 예치한 대형 은행들이 이 은행의 보다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이끌어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의 Bob Michele은 인출된 예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금융상품은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전반적으로 부담이 커진 비용 지출 쪽으로도 흘러가고 있어 지역은행의 자금 경색이 위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추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9월 인하?

JP모간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 Bob Michele은 연준이 5월 FOMC에서 “불필요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면서 9월부터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역시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면서 “상당한” 경기 하강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실시한 재정 부양과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미국이 “2% 인플레이션 국가에서 5% 인플레이션 국가”로 바뀌었다며, “경제가 상당히 둔화되기 전까지 또 둔화되지 않는다면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이 거의 끝나간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뒤처지면서 신뢰를 잃었다며,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은행 위기로 신용이 위축되면서 그만큼 연준이 긴축 부담을 덜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정 절벽에 대해서는 연방정부 디폴트 가능성이 “2% 미만”이라고 봤다.

中중재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러시아와의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젤렌스키와 대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특사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관료들은 거의 1시간에 걸친 전화 통화에서 양국 정상이 “중요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사이에서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의 휴전 협상 제안은 러시아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젤렌스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젤렌스키는 트위터에서 “이번 전화통화와 우크라이나의 주중대사 임명은 양국간 관계 발전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Yu Jun은 중국이 공정하게 평화협상을 중재할 방침이라며, 10년간 주러시아 대사를 지냈던 Li Hui가 이끄는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련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란드국제관계연구소의 Justyna Szczudlik는 “중국이 평화적이며 러시아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세계에 확신시키려는 일종의 광고 또는 수습책일 수 있다”며, “이번 전화통화를 돌파구로 봐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한미 정상 ‘워싱턴 선언’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워싱턴에서 현지시간 26일 회동해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공식화했다.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핵공격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며 북한을 압박했고,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북한 핵공격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미국 핵태세보고서의 선언적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모든 가능한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한국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동시에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추구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위원회들과 여타 관련 채널들을 통해 반도체, 철강 및 여타 핵심 물자를 포함하여 통상 관련 우려를 다루기로 하였고, 2022년 5월과 9월 논의된 외환 시장협력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을 촉진하기 위하여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에 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기업활동에 예측가능한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상호 호혜적인 미국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