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데드크로스
국제유가가 러시아 공급 차질 위협과 OPEC+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달러 초강세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 급락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선물은 한때 6.2% 급락하며 배럴당 81.5달러로 1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90달러를 하회해 1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초래된 상승분을 모두 되돌린 셈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최대 6500만 명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고 청두 지역은 봉쇄가 연장됐다. 그만큼 연료 수요가 줄어드는 셈이다.
WTI 거래에서 2020년래 처음으로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하회하는 기술적 약세 신호 ‘데드크로스’가 나타나자 트레이더들은 석유 시장의 먹구름에 아우성치는 분위기다. CIBC Private Wealth Management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 Rebecca Babin은 변동성 확대를 지적하며 “시장이 제한된 유동성을 가지고 큰 폭으로 움직일 때 확신을 갖고 베팅을 할 방법은 없다. 리스크 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Oanda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Ed Moya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데다 중국 코로나 상황 악화로 인한 수요 충격이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었다며, WTI 80달러선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美 환율정책 고수
일본 엔화가 1998년 이후 달러 대비 최약세로 폭락했지만 미 재무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잠재적 개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수요일 마이클 그윈 미 재무부 대변인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도쿄에서 엔화와 개입 이슈에 대해 논의했던 지난 7월 이후 미 재무부의 입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바뀐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더 추가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엔화가 역사상 최악의 연간 하락을 향하면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구두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고, 직접 개입도 시간문제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옐런은 지난 7월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만난 후 “일반적으로 일본, 미국과 같은 G-7 국가는 시장이 환율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고 강조하고, “드물게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개입이 필요하며, 우리는 개입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은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인상하고 이를 “당분간”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 필요한 기간만큼” 싸우겠다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려면 통화정책을 한동안 제약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긴축 과정에서 리스크가 보다 양면적이 될 수 있다며, 지나치게 긴축을 하거나 너무 일찍 물러설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 위로 올리고 당분간 그 수준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내년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몇개월에 걸쳐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하락해야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며, 자신은 고물가가 경제에 고착화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중장기적 기대 인플레이션의 추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9월 FOMC에서 어떤 정책 결정이 옳은지 구체적으로 얘기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며,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 베이지북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물가와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미국 경제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에 걸쳐 수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되어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이 전반적으로 약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베이지북의 경기 평가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9월 FOMC에서 점보 스텝 인상이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보는 9월 75bp 인상 확률은 지난 FOMC 회의 이래 가장 높아졌다. MUFG증권의 George Goncalves는 연준이 금융여건을 계속 타이트하게 가져갈 생각임을 시장이 깨닫기 시작했다며, 이제 시장이 75bp 이상을 내다볼 경우 연준이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이 “가파른 긴축”을 멈추려면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75bp 인상
캐나다가 성장을 둔화시켜 40년래 고점인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네 번 연속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긴축을 시사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75bp 올려 3.25%까지 끌어올렸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정책위원회는 여전히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정책성명서는 밝혔다. 이에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1bp 가량 올랐고, 시장은 10월 50bp 인상 확률을 높게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이번 정책성명서에서 “선제적 조기 인상(front-loading)”이란 문구가 빠진 점은 이제 긴축 속도를 다소 늦추고 어느 지점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해야 할지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캐나다는 지난 4월과 6월에 각각 50bp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7월엔 100bp로 과감히 움직였다. CIBC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 ‘자이언트 스텝’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란 불을 끄는데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금리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되었지만 경직적인 근원 인플레이션, 타이트한 노동시장, 임금-물가 악순환의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