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충격대비, 미-중 격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이 이달초 ‘정찰’용 중국 풍선을 격추시킨데 이어 주말 사이에 미국과 캐나다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의심스런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백악관은 이번 두 비행물체를 특징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지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현지시간 일요일 ABC 인터뷰에서 전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둘다 풍선으로 추정되고 첫번째 것보다 훨씬 작다고 설명했다. 설사가상으로 중국 당국이 자국 주요 해군기지인 칭다오 인근 해역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포착해 격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중국 매체 The Paper가 보도했다. 뒤이어 미 국방부가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고 2명의 미국 당국자가 전했다. 여드레 사이에 벌써 4번째다.

미국 1월 고용보고서에 이어 이번주 발표될 1월 인플레이션 지표마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보다 강화될지 주목된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 압력에 밀려 멕시코와 호주 중앙은행이 지난주 매파적 금리 인상과 정책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파월 연준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며 그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이 지표를 근거로 움직이겠다고 한만큼 연준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리프라이싱이 이번주에도 지속될 위험이 있다며, 올 3분기 말에 가서야 물가를 식힐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CPI 충격 대비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등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미국채 선물을 매도하면서 10년물 금리가 금요일 한때 3.75%에 근접하며 1월초 이래 처음으로 100일 이평선을 넘어섰다. 블룸버그 설문 결과 1월 CPI 상승률은 전년비 6.2%로 이전치 6.5%에서 둔화가 예상되지만 전월비로는 0.5%로 이전치보다 가팔라질 전망이다. 일주일 내에 10년물 금리 4%를 타겟으로 한 헤지용 옵션 거래도 나타났다. 올 3월을 마지막으로 연준 긴축이 멈출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취했던 트레이더들은 갑자기 최소 3차례 추가 인상 베팅과 맞선 상황이다. 스왑시장은 최종금리 전망치를 이달초 5% 아래에서 5.2% 부근으로 높였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시간대 2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가 시장 예상을 넘은 66.4로 작년 1월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에서 4.2%로 높아져 물가 불안이 다시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클레이즈는 6월까지 3번 추가 25bp 금리 인상으로 전망을 바꿔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가 5.25%-5.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안다의 Edward Moya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나올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연준의 지속적 금리 인상 기조를 지지해 줄 가능성에 트레이더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군사 긴장

미국이 최근 자국 영공에 침입한 ‘정찰용’이라 주장하는 중국 풍선을 격추시키며 양국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현지시간 목요일 밤 알래스카주 4만피트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가 발견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에 이를 격추하도록 명령했다. 미 정부는 해당 물체가 중국서 왔다는 증거가 없다며, 지난번 중국 풍선보다 작은 자동차 크기만한 것으로 민간 항공기 운항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금요일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사이드와인더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해 자국 영공에 들어온 고고도 물체를 격추시켰다.

한편 미국은 중국군이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 정보수집을 위한 정찰 풍선을 보냈다고 주장하며, 중국군을 도와 우주항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6개 중국 기업을 제재대상에 포함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찰’ 풍선 사태가 미-중간 관계를 크게 해치진 않았다면서도, 미국 주권을 침해한 행위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이같은 위협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처음부터 중국 풍선이 미국 본토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중국측은 ‘민간 기상관측 기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준 금리 5% 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물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5% 위로 올린 뒤 그 수준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실제로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숲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며, 연준이 신중해야만 경착륙을 피할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Wharton Business Radio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2번 정도 더(a couple more)” 25bp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연준위원들은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지난주 4.5%-4.75%로 25bp 인상했다. 12월 당시 점도표에서 올해 최종금리 전망치를 중앙값 기준 5.1%로 제시한 바 있다. 하커는 “우린 5% 위로 가야만 한다. 현재 거의 근처까지 왔다. 그런 다음 멈춰야 한다”며, 5% 위로 얼마나 더 가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현재 경로를 계속 따라간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인플레이션 리스크

국제유가(WTI)가 지난주 8.6% 급등하며 10월초 이래 주간 기준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러시아가 서방세계의 에너지 제재조치에 반발해 50만 배럴 정도 감산을 예고한데다 사우디가 중국 수요 회복과 터키 등지에서 공급 차질 등을 이유로 아시아 판매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다. 러시아는 또한 브렌트유 대비 자국 우랄산 원유의 수출가격 할인폭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블랙록과 핌코 등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섰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풀리고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트레이더들이 너무나 가파른 인플레이션 둔화에 베팅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어 더이상 보호가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탈세계화와 노동력 공급 부족과 같은 고(高) 인플레이션 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AllianceBernstein의 John Taylor는 지적했다. 블랙록은 물가채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고, 핌코 역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 헤지에 나섰다.

차기 BOJ 총재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우에다 카즈오 전 BOJ 심의위원을 지명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가 총재직을 고사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아마미야보다 매파적으로 여겨지는 우에다의 깜짝 기용에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 급락했으나, 우에다가 BOJ의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낙폭을 거의 회복했다. “BOJ의 현재 정책은 적절하며 통화 완화는 현 시점에서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140년 BOJ 역사상 가장 오래 총재직을 지켜왔던 구로다 하루히코가 올 4월 퇴임함에 따라 시장에선 초저금리 정책 경로가 조정될 수도 있다는 추측을 키워왔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BOJ 목표의 2배에 달하는 데다가 시장 압박에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BOJ는 보다 강한 임금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해야 양적완화 프로그램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우에다가 당장 일드커브통제(YCC)정책을 버리려 하진 않겠지만 현재 최대한의 부양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정책 논의에 좀더 균형을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