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8.4%? 골드만 금리 4%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번주 발표될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8.4%로 1982년 이래 최고 수준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넘어선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서비스 수요 회복 감안시 물가 압력이 당분간 높게 지속될 수 있어, 연준이 5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 은행들을 선두로 미국 기업 분기 어닝시즌도 이번주에 시작된다. 뉴욕증시는 금요주 기술주 매도세가 재개되며 나스닥 100 지수가 주간 기준 3.6% 급락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을 거두면서 시장이 안도하며 유로화가 월요일 아침 시드니장에서 달러 대비 한때 0.7% 급등했다. 마크롱은 약 28%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24% 정도로, 이에 따라 마크롱과 르펜은 24일 결선 투표에서 승패를 가리게 될 예정이다. TS Lombard의 Andrea Cicione는 이정도 격차가 2차 선거까지 유지된다면 특히 채권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연준의 긴축 가속화와 국내 물가 비상, 금통위 한은총재 공석 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이번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9명은 25bp 금리 인상을, 8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 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서민 생활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며, 국채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등과 “함께 풀어가야 할 이슈”라며 시장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골드만 ‘연준 금리 4%대 갈 수도’

골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는 연준이 과열된 미국 경제를 식히기 위해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상당히” 높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가 속도를 늦추지 않고 특히 고용 성장이 상당히 둔화되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가 4%대 범위까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골드만의 기본 시나리오는 내년 중반까지 3%를 약간 넘는 수준이지만 이같은 전망에 리스크가 있음을 인정했다. 인플레이션이 40년래 가장 뜨거운데다 노동시장이 1950년대 이래 가장 강한 상황에서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화려한 발놀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의 트레이더들은 1분기에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 및 파생상품 거래로 약 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늘어난 셈이다.

달러 강세

연준의 공격적 긴축 전망으로 미국채 금리가 연일 오르면서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BBDXY)가 금요일 한때 0.4% 가량 올라 2020년 7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장중 2.7%를 돌파해 2019년 3월래 고점을 갈아치웠다. 제프리스의 Brad Bechtel은 “코로나 변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불붙은 상태”라며, “미국이 세계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는 한때 0.7% 하락해 2020년 11월래 처음으로 1.3달러선이 무너졌다. 영란은행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베팅이 일면서 파운드가 매도 압력에 놓인 모습이다. 크레디아그리콜의 Valentin Marinov는 투자자들이 파운드를 “스테그플레이션과 위험 회피에 대한 유용한 헤지”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경제 전망

블룸버그 월간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다시 한번 높이고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조정했다. 4월 1일-7일 7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중앙값 기준 6.9%로 예상됐다. 3월 설문조사는 6.1%를 내다봤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각각 1%와 3%로 후퇴했다.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20%에서 27.5%로 높아졌다. 5월 4일 FOMC 회의에선 연방기금금리 상단이 현재 0.5%에서 1%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한달 간의 광범위한 물가 급등세를 제대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ING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James Knightley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다시 잡기 위해 따라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며, “속사포 같은 공격적 금리 인상은 정책 오류 가능성을 높여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경기과열과 정책 지연으로 매우 어려운 도전이 예상된다며, 미국 경제가 향후 2년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분명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전격 금리 인하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요일 긴급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20%에서 17%로 전격 인하하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추가로 금리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초래된 금융 혼란이 최악은 지났다는 판단에 이제는 경제 회복으로 정책 목표를 돌린 모습이다. 강력한 국제 제재조치로 러시아 경제는 2년에 걸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국가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에너지 수출이 계속되고 철저한 자본통제 덕분에 루블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금융 불안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SberCIB Investment Research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이면 러시아 기준금리가 1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CB 백스톱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내 취약 국가에서 채권금리가 폭등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ECB의 실무진은 개별 국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충격으로 채권 시장 경색 위기가 발생할 경우 ECB 정책위원회가 개입할 수 있는 백스톱 장치를 고안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채권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채권 매입 형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내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은 이번주 ECB 정책회의에서 새로운 결정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라가르드 ECB 총재를 비롯한 정책위원들이 연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어떻게 진단할지, 또한 시장 안정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시사할지 주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라가르드가 3월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유지할 생각임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