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일시적? ECB 부양의지

(블룸버그) — 미국 5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웃돈 전년비 5%로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연준이 이를 일시적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베팅함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가 신고점에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CPI 발표 후 1.53%를 돌파했으나 곧 반락해 3월초 이래 최저 수준인 1.43%대까지 밀렸다. Commonwealth Financial Network의 Anu Gaggar는 CPI 버블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저 효과와 억눌린 수요 분출 압력 사이에서 인플레 논쟁에 확실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며, 채권 시장은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설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고 있다는 연준의 견해 쪽에 서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전인대 상임위는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한 추가 보복 수단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목요일 승인했다고 CCTV가 보도했다. 최종 법안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발언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기록적 美 CPI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비 기준 4월 0.8%에 이어 5월 0.6%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예상보다 높은 0.7%를 기록했다. 주로 중고차와 가구, 항공료, 의류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전년비로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5.0%로 2008년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3.8%로 1992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작년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왜곡이 여전히 심한 상태다. 기업들이 원자재는 물론 일부의 경우 노동력 공급 부족마저 시달리는 가운데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물가 압력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6월 5일 마감 주간 37만6000명으로 6주 연속 감소했다.

월가의 진단

월가는 수주 간 주춤거리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되살리기 위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결정적 신호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5월 CPI 데이터는 또다른 혼선을 안겨줬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전년비 5%라는 기록적 수준을 나타냈지만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연준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Robert W. Baird & Co의 Ross Mayfield는 이번 지표가 연준이 움찔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미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인 2년, 5년, 10년 BEI는 5월 중순 정점에 이른 후 하락세를 보여왔다. Amundi Asset Management는 시장이 낮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경제 성장률이라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듀레이션 숏과 가치주 매수를 추천했다.

ECB의 경기 부양 의지유럽중앙은행(ECB)은 1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발 경제 위기에서 유로존을 확실히 구하기 위해 보다 빠른 긴급 채권매입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책위원회는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에 따른 순매수가 연초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주요 금리와 은행에 대한 장기 대출, 기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그대로 두었다. 이번 결정은 ECB가 유로존의 백신 접종 및 봉쇄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통화부양책의 후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ECB는 지난 3월 차입 비용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1.85조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집행에 있어서 속도를 높였다. 유로는 ECB 결정에 달러 대비 반등을 시도했으나 바로 다시 밀렸다. 2018년 이래 처음으로 유로존 성장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광범위한 금융여건이 타이트해져 섣부른 긴축으로 경기 회복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ECB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융시장 유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여름에 얼마나 많은 채권 매입이 필요할지에 대해 의견차를 보였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비트코인 규정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가 비트코인 등 은행권의 암호자산 익스포저에 대해 위험가중치 1250%를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이에 은행들은 최저 자기자본비율 8% 요건을 토대로 비트코인 1달러당 자본 1달러를 보유해야만 할 수도 있다. 바젤 위원회는 암호화폐의 극심한 변동성과 돈세탁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따른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우려했다. 그러나 은행권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자본 요건을 도입하려는 글로벌 규제 당국의 시도가 제도권의 암호자산 인정으로 해석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째 랠리를 이어가 한때 5% 넘게 급등했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의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현상을 놓고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매우 약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가와 이란

국제유가(WTI)가 한때 미국이 이란 석유 산업에 가한 제재 중 일부를 해제하면서 한때 1.8% 하락했으나 바로 반등해 2018년 10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원자재 상품과 같은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석유시장 자체도 수요 회복과 글로벌 공급이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신호에 타이트해지는 모습이다. Again Capital LLC의 John Kilduff는 “석유 수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자재 상품 분야까지 번지고 있고, 원유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기본적 헤지 전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유가는 올해 들어 40% 넘게 급등했다. 미국은 전 이란국영석유사(NIOC) 임원을 포함해 여러 명을 제재 명단에서 지웠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