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중국발 변이? 연말랠리 무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중국 리오프닝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을 초래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틀 연속 후퇴하며 연말 랠리 기대를 무너뜨렸다. 주간기준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던 S&P 500 지수는 1.2% 밀리며 11월 초 이래 저점으로 내려앉았다. 미국은 중국 출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음성 테스트 결과를 요구하기로 결정했고,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중국에서 오는 여행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11월 미국 미결주택 매매지수가 전월비 4.0% 하락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며 6개월 연속 약세로 팬데믹 발발 초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미국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7거래일 연속 매도세에 시달렸던 테슬라의 주가는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에 3.3% 반등했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솔로몬은 수주안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라며, 통화정책 긴축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 등 여러 역풍을 이겨내기 위한 대비에 주력하겠다고 연말 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밝혔다. 내년 글로벌 시장은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 피봇과 중국 리오프닝 등 호재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고인플레이션의 고착, 걷잡을 수 없는 중국 코로나 재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신흥시장 침체와 같은 테일리스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의 11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비 3.7% 감소하고,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pt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발 변이 우려 

각각 베이징과 상하이를 출발해 밀라노에 도착한 여객기의 승객 중 거의 절반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중국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변이가 들어오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검사 결과를 분석 중에 있다고 성명서에서 말했다. 새로운 변이가 발견될 경우 중국발 여행자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2020년초 코로나19 발발 당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나라다.

중국 각지에서 감염이 폭증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국경간 이동 규제를 풀자 여러 국가들이 입국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독일은 아직 여행 제한이 필요한 보다 위험한 변이가 중국에서 발전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도 보건 당국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 의무화를 도입할 계획은 없지만 필요한 감시 체계가 잘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보건당국 역시 전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유럽 당국과 협력해 실시 가능한 모든 유용한 조치를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모임 인원 제한과 백신 검사 등 주요 코로나19 규제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전망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방역 규제 해제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함에 따라 내년 1분기까지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후엔 보다 빠르고 강한 반등이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입국자의 의무적 격리 조치 철회 등 최근의 정책 선회는 대부분의 기업과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갑작스럽고 공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경제적 손실은 생산이 대개 둔화되는 춘절 연휴를 전후해 집중될 전망이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재빠른 리오프닝으로 경제 충격의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씨티그룹의 Yu Xiangrong은 중국 당국이 “감염의 높은 파고를 가능한 빨리 타고 넘으려 하는 듯 보인다”며, “신속한 정책 변경은 보다 완전한 경기회복으로 길을 터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중앙값 기준 올해 3%, 내년 4.9%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년 GDP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인 5.1%를 훌쩍 넘어 6.3%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고용심리지수와 소득심리지수가 올 4분기에 신저점을 기록해 부동산 침체, 코로나19 재유행, 방역 규제 등이 중국 가계에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입혔는지 가늠자를 제공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Gediminas Simkus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리투아니아에 비해 반년 정도 뒤늦게 움직이고 있다며, 따라서 아직 피크가 오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즈(FT)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그는 “우리 경험과 비슷하다”며, “유로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아마 코너를 돌기 직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 대기 중에 있다며,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최종 재화와 서비스로 전이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Martins Kazaks ECB 위원은 유로존 인플레이션 급등이 “지나가는 충격이 아닌 영구적 전환”이라며, 공격적인 유럽연합 에너지 전략 등 보다 구조적 해결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고 FT가 전했다. “감당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에너지 집약적 기업을 잃게 되고 그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함에 따라 실업과 성장 저하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크레딧 시장 균열

크레딧 시장에서 균열 조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시절이 끝나면서 미국만해도 부실채권이 12개월 사이에 3배 넘게 증가했고, 유럽의 경우 하이일드 채권 발행이 더욱 어려워졌다. 일부 기준에서 레버리지 비율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거의 6500억 달러 가량의 채권과 대출이 부실한 상태다. M&G의 Will Nicoll은 “많은 이들이 안이해 보인다”면서,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디폴트 도미노가 나타날 위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건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지만 대손충당금을 늘리기 시작했다. 3분기의 경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전년대비 75% 급등해 은행들이 지급 연체와 디폴트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완만한 침체를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질 경우 상당한 크레딧 이슈로 불거질 수 있다고 Elliott Management의 Paul Singer는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늘렸기 때문이다.

테크주 헤지펀드 손실

아마존닷컴과 알리바바 등 테크주에 집중 투자한 헤지펀드 Light Street Capital Management에게 2020년은 대성공을 거둔 마지막 해였다. 이후 2년 연속 손실로 그 가치가 거의 3분의 2가량 쪼그라들었다. Whale Rock Capital Management와 Tiger Global Management, Perceptive Advisors 역시 지난 2년간 40% 넘는 하락을 기록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Tiger Global 헤지펀드의 경우 57% 추락해 2018년말 이후 벌어들인 모든 수익을 반납했다. 한편 PivotalPath가 추적하는 1157개 펀드로 구성된 지수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평균 1% 하락에 그쳤고, S&P 500 지수는 14% 빠졌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