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시장발작? 연준 진정노력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이틀 연속 미 의회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과열 우려를 진정시키며 미국 경제가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견해를 재확인하자 뉴욕증시는 강하게 반등했다. S&P 500 지수는 에너지와 산업재가 기술주 약세를 상쇄하며 1.1% 올랐고, 미 식품의약국이 존슨앤드존슨(J&J)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한 후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2.4% 급등했다.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크게 오르다가 파월 등 연준 인사들의 시장 달래기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유가(WTI)는 시장이 글로벌 재고 감소와 수요 회복에 베팅하며 한때 3% 가까이 올라 작년 1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Socar Trading은 브렌트유가 향후 18~24개월 안에 세자리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고, BofA 역시 펀더멘털 개선과 글로벌 부양책에 몇년 안에 100달러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의 공급체인을 검토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일부 자동차 공장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의 해결을 지시했다.현지시간 수요일 약 4시간 동안 하루 수백만 건의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연준 시스템이 다운되며 일대 혼란이 일었다. 내부 결함 문제로 보이며 대부분 복구되었지만 월가는 중앙은행 지급결제 인프라의 안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했다. 2019년에도 두차례 심각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채권시장 발작?

기업 헤지와 추세 추종 퀀트 펀드들마저 채권 매도에 기름을 부으면서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장중 11bp 올라 작년 1월래 최고치인 2.29%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한때 9bp 넘게 오른 1.43%로 1년래 고점을 다시 썼다. 투자자들은 수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추가 펜데믹 구제책이 글로벌 경제 무역을 활성화해 상품 가격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뿐만 아니라, 경기 반등이 보다 강해질 경우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도 있다며 초조해하는 모습이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와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 Axa Investment Managers 등은 국채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올해말 미국채 금리 전망치를 2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수정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최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전망치 중앙값은 올 4분기까지 1.48%로 연초 추정치 1.2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HSBC Holdings의 글로벌 채권 리서치 헤드인 Steven Major는 30년물 미국채 매수 권고를 철회한 뒤 인터뷰에서 “금리 움직임의 강도에 놀랐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수년래 가장 가팔라진 일드커브는 글로벌 경제의 빠른 성장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포효에 맞서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Jupiter Asset Management의 Mark Nash는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중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채권 금리가 모두 올라 모든 채권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채권시장 발작으로 140억 달러의 iShares 20년만기 이상 미국채 ETF (TLT)는 올해 11% 급락했다.

연준의 진정 노력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경제가 아직 완전히 회복하려면 멀었으며 물가 상승 신호가 반드시 지속적인 고(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강조했다. “실업률이 높고 노동시장이 최대 고용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은 완화적”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말했다. 또한 “일부 자산 가격은 어떤 기준에선 높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자동차의 경우 반도체 공급부족 때문에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기저효과와 경제 재개로 인한 수요 급등에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되지만, 중앙은행은 이를 다룰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려면 “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올해 이후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하방리스크가 줄었다면서도,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매우 낮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가 최근 올랐지만 여전히 최근의 움직임 범위 안에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400만명 이상이 팬데믹 이후 취업을 포기한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실업률은 10%에 가까우며 이는 금융위기 당시 가장 높았던 수준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시적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BOE 금리인상 베팅↑

6개월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으나 이제 투자자들은 영란은행(BOE)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돈을 벌 수 있는 베팅에 몰리고 있다. BOE는 이달초 영국 경제가 백신 접종 덕분에 300여년래 최악의 불황으로부터 반등할 것이란 낙관적 견해를 내놓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BOE 관료들은 마이너스 금리의 타당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지만 당장 기준금리를 0% 밑으로 인하할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Robeco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의 펀드매니저 Bob Stoutjesdijk는 올해 후반 영국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어 머니마켓이 현재의 기대를 두배로 높여 향후 2년~3년에 걸쳐 25bp 금리 인상 기대를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심지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BOE가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할 경우 수익이 나는 파운드 선물 숏 옵션을 매수하고 있다. 머니마켓에서 BOE 금리 인하 베팅은 이제 거의 사라져 내년 초까지 겨우 2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반등

비트코인 가격이 3거래일만에 반등해 한때 7% 넘게 올라 5만 달러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상당부분 줄였다. ‘월가의 황금손’이라 불리는 아크투자운용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며, “건전한 조정을 봐서 기쁘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미국 온라인 및 모바일 지급 결제업체인 Square는 비트코인에 1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약 5%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살리는데 일조했다. 투자 플랫폼 eToro의 암호자산 애널리스트 Simon Peters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모두 최근 급락세를 이용해 포지션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파월 연준의장이 완화적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점도 전반적인 위험선호에 도움이 됐다. 암호화폐는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도입된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의 홍수로부터 힘을 얻어 사상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Bespoke Investment Group은 비트코인의 최근 후퇴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다”고 블로그 포스트에서 평가했다.

미국 주식거래 T+1

미국 청산예탁결제공사(DTCC)가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한 백서에서 미국 주식거래의 청산 결제를 2023년까지 현행 2영업일에서 1영업일(T+1)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결제(settlement)는 매도자로부터 매수자에게 증권을 인도하는 것이고, 청산(clearing)은 거래가 체결될 때부터 결제 단계까지의 처리 과정을 말한다. 청산결제 시스템은 최근 레딧 개미군단이 게임스탑 등 공매도 과열 종목을 집중 공략하면서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종목의 주가가 날뛰자 거래를 처리하는 DTCC가 의무 예치금의 대폭 확대를 요구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성지로 불리는 미 온라인 증권투자 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들 주식의 매수를 제한해 일부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주식 거래 결제가 하루만에 가능해진다면 관련 회원사의 의무 예치금 중 변동성 관련 부분은 41% 가량 감소한다고 DTCC는 백서에서 설명했다.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가 주장했던 실시간 결제 시스템의 경우 신용거래(margin trading)가 훨씬 복잡해지는 등 여러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DTCC는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