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BOJ 추가 충격? 테크주 최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12월 17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6000건으로 역사적 저점 부근에 머물러 기업들이 공급이 제한적인 노동시장에서 직원들을 해고하기 꺼려하고 있음을 증명해 연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뉴욕증시는 미국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의 어두운 실적 전망까지 겹치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장중 한때 4% 넘게 추락했고, S&P 지수 역시 3% 가까이 밀렸다. 테크주는 20년전 닷컴버블 붕괴 이래 최악의 12월 성적을 향하는 모습이다. 나스닥 100 지수는 12월 들어 9% 가량 빠져 11월 반등 랠리를 완전히 뒤집었다. 전기자동차 수요 부진과 트위터 인수로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관심서 뒷전으로 밀려난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30% 넘게 폭락했다. 테슬라는 이례적으로 일부 모델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7500달러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1월에 해외 여행자에 대한 격리 규제를 완화해 소위 “0+3” 정책으로 더이상 호텔이나 시설 격리를 거치지 않고 3일간의 모니터링만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국은행은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기준금리는 물가에 중점을 둔 운용기조를 이어나가고 환율의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안정화 조치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수십 년간 채권왕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날렸던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마이너드가 현지시간 수요일 심장마비로 향년 63세에 세상을 떠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BOJ 추가 충격?

‘미스터 엔’ 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가 일본은행(BOJ)이 이르면 다음 달 통화정책 긴축으로 시장을 다시 놀라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97-1999년 당시 일본 재무성 차관을 지내며 환율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미스터 엔’이란 별명이 붙었다. 현재 도쿄의 아오야마 가쿠인 대학 교수인 사카키바라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BOJ가 다음 회의에서 10년 만기 일본국채 금리 상한을 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로다 BOJ 총재가 이번주 “다소 일찍”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둘렀다며, 일드커브 통제(YCC) 범위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로다 총재는 서프라이즈를 좋아한다”며, BOJ가 YCC 범위를 “꽤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BOJ가 극도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로부터 물러섬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사카키바라는 앞서 달러-엔이 128엔 부근에서 거래되던 지난 5월에 향후 150엔까지 갈 수 있다고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ECB, 50bp 인상 ‘뉴노멀’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이번달 ECB가 취했던 50bp와 같은 금리 인상이 표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개국으로 이루어진 유로존 경제가 올 겨울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도 통화정책 긴축을 멈춰선 안된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ECB 웹사이트에 공개된 프랑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50bp 인상이 단기적으로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일정 기간 이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금리는 제약적 영역에 진입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아직도 더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CB가 최근 금리 인상 폭을 75bp에서 50bp로 조절했지만 매파적 어조는 여전한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종금리와 긴축 속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인플레이션은 11월에 1년 반만에 처음으로 둔화됐지만 그래도 2% 목표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Mario Centeno 정책위원은 수요일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이번 분기에 피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Yannis Stournaras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ECB의 단기수신금리가 현재 2%에서 3월까지 3%로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60/40 포트폴리오 컴백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수석 투자 스트래티지스트 Michael Hartnett은 60/40 포트폴리오 전략이 내년엔 회복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는 전략이 “2023년에 긍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발간된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내다봤다. 그는 경기 불황이 6개월에서 9개월간 큰 피해 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채권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의 경우 “금리의 정점과 기업 이익의 바닥이 지났다는 게 확실해지면” 내년 하반기에 상승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가파른 정책금리 상승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글로벌 채권과 주식은 동반 침체를 겪었다. 미국 크로스 에셋 시장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벤치마크 지수에 따르면 전형적인 60/40 포트폴리오는 올해에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의 성적이 예상된다. Hartnett은 이제 모두가 빅테크 종목을 사던 제로 금리·양적 완화의 시대는 끝났다며,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소형주의 전망이 밝다고 진단했다.

FTX 파장

파산 선언을 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공동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현지시간 목요일 사기 혐의 등으로 미국 뉴욕 법정에 출석해 2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보석 패키지를 조건으로 풀려났다. 그는 자신의 부모집에 머물며 전자 감시를 당하게 된다. 앞서 FTX의 전직 경영진인 개리왕과 캐롤라인 엘리슨은 미국 연방의 형사고발 관련 유죄를 인정하고, FTX의 붕괴에 대한 수사에 연방검사와 협력을 약속했다. 한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크립토 기업에 대한 단속을 본격화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와 관련 업체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기업명이나 FTX 수사의 다음 단계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크립토 산업내 만연한 여러 관행들을 경고하며, SEC의 엄격한 트레이딩과 투자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예산안 상원 통과

미국 상원이 1.7조 달러가 넘는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승인해 12월 24일 셧다운(업무 일시정지) 직전에 하원의 통과가 예상된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470억 달러의 추가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전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래 처음으로 고국을 떠나 백악관을 방문하고 미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미국의 의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니아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어 하원을 이끌게 되면 그때 대규모 지출 삭감을 추진하자며 이번 예산안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예산안이 예상보다 큰 규모라며, 내년 경제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