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FOMC 후폭풍? BOE·ECB 출구

(블룸버그) — 연준의 매파 돌변에 전일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는 나스닥이 장중 2.9% 가까이 무너지는 등 후폭풍에 휩쓸리는 모습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확산세에 씨티그룹 등 여러 월가 기관들이 연말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일부 학교 교실과 식당이 문을 닫는 등 뉴욕시가 다시 멈춰서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미국채 5년물 금리는 연준이 내년 공격적 인상을 감행할 경우 그 후 추가 긴축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며 한때 8bp 가량 밀려 1.17%를 하회했다.

영란은행은 도박에 가까운 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했고, 유럽중앙은행은 팬데믹발 부양책의 출구전략을 가동했다. 일본은행(BOJ)이 글로벌 중앙은행 빅위크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금요일 정책회의에서 기존 통화 부양책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인 가운데 3월에 종료될 코로나 피해 기업 펀딩 프로그램의 연장 또는 변경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BOE 도박

연준이 매파적 기조로 급선회한데 이어 영란은행(BOE)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이에 파운드는 한때 달러 대비 0.8% 급등했고, 길트채 10년물 금리는 9bp 가량 뛰어올랐다. 팬데믹 발발 후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첫 금리 인상으로, 코로나19 감염 급증에 따른 성장 우려보다 십여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셈이다. 베일리 BOE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보다 지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에 깜짝 인상을 단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가 시장 예상을 뒤엎고 8:1로 기준금리를 0.25%로 15bp 올리자, 트레이더들은 이제 2월 추가 20bp 인상에 이어 내년 9월이면 1%까지 인상될 것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BOE는 인플레이션이 4월이면 약 6%로 피크가 예상됨에 따라 추가적으로 “완만한”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의 수석 영국 이코노미스트인 Fabrice Montagne는 2월 추가 25bp 인상이 예상된다며, 그럴 경우 BOE는 3월초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내면서 대차대조표의 몸집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BOE의 결정이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제가 오미크론 충격을 떨쳐버릴 수도 있지만 어느 누구도 현재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만일 바이러스가 경제를 크게 둔화시키지 않는다면 다음 금리 인상은 5월로 예상된다며, 2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CB 출구전략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급등에 맞서 출구전략을 가동해 1.85조 유로 규모의 팬데믹발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PEPP)을 예정대로 3월에 종료하기로 했다. 대신 예상되는 시장 충격을 무마하기 위해 기존의 정규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을 내년 2분기부터 한시적으로 월 400억 유로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3분기엔 300억 유로로 테이퍼링 한 뒤 10월엔 기존 200억 유로로 되돌아갈 방침이다. 기준금리는 0%로 동결했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50%, 0.25%로 유지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0bp 가량 급등했고, 분트채 30년물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머니마켓은 ECB가 내년 말까지 금리를 10bp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을 고수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있어서 상방 리스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내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이라고 말해, 지속적인 물가 압력을 우려한 연준 및 영란은행과 대조를 보였다. ECB는 PEPP와 관련해 재투자 규정을 바꿔 시장 불안시 보다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아 정규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던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필요시 유사한 위기 대응 수단을 재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터키 또 인하

터키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4%로 100bp 인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밀려 9월부터 4번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해 총 500bp를 내린 셈이다. 이에 달러-터키리라 환율은 한때 6.2% 급등해 15리라선을 훌쩍 넘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터키 통화당국은 이제 제한적인 완화 여력을 다 소진했다며 내년 1분기엔 통화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에르도안은 2022년 최저임금을 50% 올린다고 밝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했다. 그는 조만간 리라화의 변동성과 “과도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InTouch Capital Markets의 Piotr Matys는 터키중앙은행이 신뢰를 잃어 과연 투자자들이 이번 완화 사이클의 중단을 믿을지 모르겠다며, 내년 상반기에 “정말로 추가 금리 인하를 자제할지 판단하는데 있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추가 인하에 베팅하면서 리라화는 추락을 지속했다. 리라화 가치는 올해 절반 가량 증발했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움직였다.

미국의 중국 제재 

바이든 행정부가 블랙리스트에 34개 중국 기관을 추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사의학과학원 등 11개 연구기관도 포함되었다. 이들이 중국내 소수인종을 추적하고 압박하기 위해 생체 감시 기술을 사용하는데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혐의다. 한 미국 정부 관료는 중국이 신장 지역의 12세-65세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이들의 DNA를 체취하고 생체 얼굴 인식을 활용해 대규모 구금과 불법 학대를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에 이어 상원 역시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한편 중국 금융 규제당국이 Shimao Group Holding와 일부 신탁회사간 대출 연장 협상을 지휘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자금난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카이사 그룹 홀딩스는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2건의 달러채 쿠폰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주 디폴트가 선언된 상황에서 구조조정 압박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러시아 압박 

미국은 유럽연합(EU)에게 러시아 은행과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제재 패키지를 마무리짓자고 촉구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한지 일주일 넘게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집결한 러시아 군대가 철수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과 공동전선을 펼치자며 EU를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EU가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합의할 경우 푸틴에게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국채 차환과 주요 러시아 은행간 거래에 대한 제한, 에너지와 국방 관련 기업에 대한 제재, SWIFT등 국제 결제 네트워크로의 러시아 접근성 차단 등이 논의되고 있다. EU는 섣부르게 제재조치를 내놓을 경우 외교적 채널을 통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갈 수 있다며 좀더 신중하자는 입장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