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은행규제 강화, 찰스슈왑 불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나스닥 100 지수가 강세장에 진입하자 ‘빅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지난 2월 1일 FOMC 금리 결정 전에 “매도”를 외친 자신의 권고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예측보다 주가를 높이 끌어올린 “바닥 매수 세대”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랠리에 상승을 이어갔다. Scott Rubner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는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들의 약세 포지션닝이 기술적 측면에서 S&P 500 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리킨다며 적어도 4월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개의 연준 유동성 백스톱(안전장치) 기구에서 3월 29일 마감 일주일 동안 은행들이 총 1526억 달러를 차입해 이전주 1639억 달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유동성 수요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에서 현지시간 목요일 기소되었다고 2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2016년 대선 캠페인 중에 성관계 폭로 입막음용으로 포르노 배우에게 뒷돈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자신의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 시도하고 정부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도 조사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공화당내 지지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FTSE러셀은 한국과 스위스 국채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은행 규제 강화

바이든 행정부가 규제당국에게 중간 규모의 은행에 대한 규제를 보다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현지시간 목요일 연방 은행 기관들에게 재무부와 공조해 일련의 규정 강화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번 변경 내용은 미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 사이인 은행에 대해 유동성 요구조건, 스트레스 테스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소위 ‘정리 의향서(living wills)’ 등 관련 규정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주기는 현재 2년에서 매년으로 바꾸도록 하고,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에 도달한 은행의 경우 스트레스 테스트 적용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또한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버틸 수 있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감독 수단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2008년 이후 실시했던 금융 개혁의 일부 규제가 너무 완화되는 바람에 최근 은행 위기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슈왑 불안

모간스탠리의 투자 의견 하향에 미국 증권사 찰스슈왑 주가가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해 다시 51달러대로 밀렸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 Michael Cyprys는 찰스슈왑 고객들의 자금이 월 200억 달러 규모로 금리가 낮은 소위 스위프(sweep) 예금계좌에서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유지’로 낮추고 1년 목표주가 역시 99달러에서 68달러로 내렸다. 7년전부터 찰스슈왑을 커버해 온 그가 매수 의견을 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yprys는 “고객들이 떠난게 아니고 슈왑은 다른 유동성 출처가 있지만 실적 측면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압박이 높아졌다”며,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치를 30% 하향조정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은 금융회사의 리스크 구조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장기물 채권에 투자했던 찰스슈왑 역시 연준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면서 보유 채권 가치가 하락해 손실이 쌓이고 있다. 예금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은행 계좌에서 돈을 빼내감에 따라 찰스슈왑과 같은 금융회사들은 값싼 자금조달원이 사라져 고객 인출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 손해를 보고서라도 보유 채권을 팔아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찰스슈왑은 지난주 고객 및 투자자들에게 은행 예금 인출을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장부상 손실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5월 FOMC 미정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5월 FOMC에서 어떤 액션이 적절할지에 대해선 아직 판단하기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워싱턴의 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을 물가 안정과 관련된 2% 목표로 낮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내 견해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연준 기준금리가 제약적 영역에 들어옴에 따라 25bp 인상 속도는 적절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의 은행 스트레스가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지만 보다 강화된 대출 기준이 후에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콜린스는 연내 인하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트레이더들은 은행 위기로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연내 인하를 점치고 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다음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아직 결정을 못했다며, 인플레이션과 소비 수요 불확실성 및 은행 위기에 따른 추가적 파장 등을 지적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실리콘밸리은행 실패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집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 예금 대신 MMF

머니마켓 뮤추얼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은행 대신 지금 바로 현금을 넣어둘 수 있는 거부할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nvestment Company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자산이 3월 22일까지 2주 동안 2380억 달러 넘게 늘어나 총 5.13조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3월 29일까지 일주일에 걸쳐 약 660억 달러가 MMF로 더 들어옴에 따라 총 5.2조 달러 가량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은행에서 MMF로의 자금 이동이 더욱 가팔라질 경우 미국 경제에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 바클레이즈는 예금자들이 MMF에서 더 높은 금리가 존재함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수천억 달러가 MMF로 더 흘러 들어가 은행 예금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기관들의 자본 조달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은행들의 대출 여력에 타격을 주어 결국 가계와 기업 대출이 압박받을 수 있다. 물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의도적으로 어느 정도 대출을 통제하려 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갑작스럽고 과도한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경제 연착륙 시도가 실패하고 오히려 깊은 침체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CreditSights의 Zachary Griffiths는 현재 시스템적 뱅킹 이슈는 없지만 만일 예금 이동이 보다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은행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경기 하강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은행 예금 인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은행채 매수 기회

AT1 불안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글로벌 크레딧 투자자들이 금융권을 뒤흔든 혼란을 뒤로 하고 은행채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T. Rowe Price Group, Voya Investment Management 등 자산운용사들은 연준이 위기 전이를 막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판단 하에 저가 매수 기회를 보고 있다. Voya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Samuel Wilson은 “공포에 매수할 생각이 있다면 분명 기회가 있다”며, “스프레드가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3월 15일 188bp로 2020년 5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던 미국 금융채 리스크 프리미엄은 현지시간 수요일 171bp로 후퇴했다. 아직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투자자들은 은행채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고 베팅하는 모습이다.

CreditSights는 “현재 시장이 은행채에 있어 10년에 한 번 나타날 매수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특히 최근 패닉장에서 타격을 입은 우량한 지역 및 커스터디 은행을 주목했다. iCapital은 “은행권이 어느 정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며, “규제당국이 제대로 대처한데다 더 세게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은 미국 은행위기가 해결 가능하다며, 부실채권 문제가 아닌 가파른 금리 인상과 기술 발전에 따른 뱅크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록의 Amanda Lynam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인플레이션과 은행 혼란으로 더 확대될 수 있어 당분간 방어적 태세를 유지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