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이르면 9월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뉴욕 증시가 환호했다. S&P500 지수가 1.6%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2.6%나 뛰었다. 올해 들어 가장 ‘핫’한 종목인 엔비디아는 하루전 급락을 딛고 13%나 반등했다.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3290억 달러가 증가하면서 미국 증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은 장 마감 뒤 시장의 전망을 상회하는 2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어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엔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밤사이 달러-엔 환율이 150엔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중동 지역에서는 이번 갈등 사태가 더욱 고조된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데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미국은 이르면 이번 달부터 중국의 인공지능(AI) 메모리 칩과 그 제조장비에 대한 접근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대선 개표 결과를 둘러산 부정 선거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이번 선거에서 야당 후보로 나선 에드문도 곤잘레스가 선거 후 폭력을 조장하고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시도한 혐의로 최소 30년의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기준금리 동결…파월 “이르면 9월 회의서 인하 가능”
미국 연준이 한국시간 오늘 새벽에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후 제롬 파웰 의장은 이르면 9월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작년 7월부터 유지해 온 5.25%~5.5% 범위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회의 직후 공개한 성명서에서 일부 문구를 바꿔 자신들이 금리 인하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주목할 점은 인플레이션 위험에만 초점을 맞춘 이전 문구들에서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두 가지 임무의 양쪽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표현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연준은 “최근 몇 달 동안 FOMC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계속해서 더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건은 경제 지표의 총체성, 바뀌는 전망, 위험의 균형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 증가와 견고한 노동 시장 유지와 일치하는지 여부”라면서 “그 테스트가 충족된다면, 9월에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bp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 중국의 AI 메모리 칩 생산에 대한 새로운 제한 검토
미국은 이르면 이번달부터 중국의 인공지능(AI) 메모리 칩과 그 제조장비에 대한 접근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기술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조치는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식통들은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HBM은 엔비디아, AMD 등이 제공하는 AI 가속기를 구동하는데 필요하다. 실제로 이 조치가 도입되면 HBM2와 현재 생산되고 있는 최첨단 메모리칩인 HBM3 및 HBM3E, 그리고 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장비들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상무부는 대변인을 통한 성명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기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하는 위협 환경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수출 통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연락을 취했으나 논평을 거부하거나 즉각 회신이 없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이스라엘 보복공격 명령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슬람조직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건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메네이가 7월 31일 이란 최고 국가 안보 위원회의 긴급 회의에서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신원을 밝히지 않은 세 명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하니예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니예는 하마스 고위 지도자 중 한 명으로 7월 30일 열린 마스드 페제시카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했었다. 하메네이는 국영 TV를 통해 읽은 성명에서 하니예를 맞이하고 있던 나라로서 이란은 “복수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엄격한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관련성을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있다. 만일 이대로 직접 공격이 가해진다면 중동 지역은 더 광범위한 갈등으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 처음으로 직접 총격을 주고 받았지만 당시만 해도 확전을 피하기 위한 절제된 모습을 보였었다. NYT의 보도 이후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간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한때 5% 넘게 급등해 배럴당 78.66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日銀 금리 인상 이후 엔 급등…달러-엔 150도 깨져
어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한때 달러대비 149엔대에 거래되는 등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본은행(BOJ)이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채권 매입 규모 축소 계획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고 미국에서 발표된 7월 ADP 고용통계도 영향을 줬다.
어제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달러-엔 환율은 밤사이 한때 150엔 아래로 떨어졌고, 일본 국채 2년물금리는 15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엔화는 최근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정리 움직임에 수혜를 입었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의 통화 스트래티지스트 Yusuke Miyairi는 “일본쪽에서 BOJ의 0.25% 인상은 아직 스몰 스텝이지만 궁극적으로 더 큰 추세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시장 기대가 더 매파적이 되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7월 3일 기록한 38년 만에 최저치에 비하면 7% 넘게 반등한 셈이다.
엔비디아, 13% 급등하며 시총 3290억 달러↑…메타 실적 예상치 상회
엔비디아의 주가가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간밤 거래에서 시가총액이 하루 역대 최대폭인 3290억 달러가 늘었다. 회사 주가는 화요일 7% 넘게 폭락한 뒤 수요일 13%가 오르는 등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높은 변동성 자산의 대명사인 비트코인 조차 비교가 안될 정도다. 이 같은 변동성은 투자자들이 고공행진 중인 기술주들에서 그동안 연준의 금리 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소외 종목으로 순환매가 일어나도 있는 도중 발생한 것이다.
한편, 간밤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메타 플랫폼은 시장 예상보다 나은 2분기 매출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에 막대한 투자를 한 덕분에 맞춤형 광고 판매가 증가한 것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장 마감 뒤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의 주가는 한때 10% 가량 올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의 2분기 매출은 391억 달러로 블룸버그 설문 참여 애널리스트의 전망 평균치 383억 4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 기사문의: 이경호기자(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