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아 서울 금융시장이 쉬는 사이 전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국채 시장에서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따른 이른바 ‘R’의 공포가 휩쓸고 지나갔다.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를 낳은 것인데 이로 인해 뉴욕 증시가 14일 거래에서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행이도 간밤 뉴욕 증시는 심한 변동성 장세속에서 장 후반 반등에 성공했다. 전일 나스닥지수가 0.09% 하락세로 장을 마쳤지만 S&P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 0.4% 상승했다. 미국채 시장에서는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10년물 금리가 한 때 1.48%를 하회하면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G10 통화들 가운데는 영국 파운드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반면 금 값은 상승했다.
계속 되는 경기후퇴 공포, 美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속 반등
뉴욕 증시가 하루종일 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간신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가 12거래일 연속으로 일중 1% 이상의 변동폭을 기록한 가운데 거래량도 지난 30일간 평균 보다 30% 넘게 많았다. 나스닥지수가 0.09% 하락한 가운데 S&P500지수가 0.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 각각 올랐다. 경기후퇴의 공포가 극에 달했던 14일 거래에서는 이 3대 지수들이 일제히 3% 가량 급락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경기 후퇴의 공포로 몰아넣은 미국채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3년 만에 처음으로 1.5% 아래로 하락했고 30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졌다.
中, 美 추가 관세는 협정 위반…홍콩 문제도 놔두길 희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시위 사태를 놓고 시진핑 주석에게 홍콩에서 만날 의사를 표시했지만 중국 측은 홍콩 문제에 나서지 말라고 이를 일축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내부 문제로 놔두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짧은 성명을 통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계획은 미국이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당초 궤도를 벗어나는 행위라며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에 대해 보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15일 기자들에게 무역전쟁이 길어질 수록 중국이 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CB집행이사 “부양책, 시장 기대 넘어서는 것이 낫다”
올리 렌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는 9월 정책회의에서 “임팩트가 강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양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것 보다는 웃도는 것이 ECB에 좋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간 뒤 유로화가 2주래 최대 약세를 보였고 독일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엇갈린 美 경제지표
미국의 7월 소매판매 등 일부 지표가 좋게 나왔지만 전체적인 미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탐탁치 않다. 7월중 소매판매가 0.7%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하며 4개월래 최대폭 증가를 보여 안도감을 제공했고 뉴욕과 필라델피아 연은 지표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7월 광공업생산 지표는 예상 외로 전월대비 0.2%하락했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2만 건으로 예상치 21만 2000건을 웃돌았다.
월마트ㆍ알리바바 실적 호조
월마트가 탄탄한 2분기 매출 실적 발표와 함께 고무적인 올해 소매판매 전망을 내놨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격화시키고 있는 가운데서 나온 결과로 월마트의 주가는 장 중 한때 7% 가량 오르기도 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의 1분기 실적은 인터넷 쇼핑 급증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다. 매출과 조정 EPS모두 전망치 상단을 웃돌았다. 반면 시스코는 더딘 세계 경제를 이유로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2년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기사 문의: 이경호 기자 klee1072@bloomberg.net